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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1987 - 모두가 뜨거웠던 그날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도 따끈따끈한 리뷰를 들고온 셀럽입니다.


저는 어밤 가족들과 같이 늦게 영화를 보러 간만에 영화관에 다녀왔는데요, 오른 영화비와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사람들이 모여있어서 놀랐습니다. 방학이라 그런가 밤늦게도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보러온 걸 보니 저도 나중에 영화관이나 할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얼마전 뜨거운 열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 돌파의 쾌거를 이룬 택시운전사, 그 택시운전사의 시대를 이어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가슴아픈 영화 1987 입니다. 

요새 5공화국의내용을 다룬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는데요, 아마 그건 이미 1년이나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촛불시위로부터 이어지는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 독재에 대한 분노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싶네요. 지난해 우리의 시위로써 이뤄낸 탄핵으로 우리 국민들은 민주에 대한 불꽃이 가솜속에 피어났을 겁니다.


그리고 1987은 우리 가슴속에 있는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그런 날들의 끝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관은 늦은시간임에도 거의 가득 차있었는데요, 주말이기도 하고 아마 1987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기대대는 마음으로 영화를 기다렸는데요, 저희 부모님은 그 세대에 고등학생 대학생이였고 서울에 계셨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 느끼실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와 동생와는 다르게 영화에 보다 더 많이 몰입할수 있었던것 같아보이셨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오랫도록 해주시는걸 보니 정말 그 당시에 그 참상을 마주했던 사람은 이 영화로 느끼는게 다르구나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말하는건 이 영화를 리뷰하는데 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 나온 모든 사건들 장면들의대부분이 현실에서 반영되어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금의 창작 인물이나 세세한 사건들은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전체적인 흐름, 또 중요 사건들은 모두 현실에 기반하여 최대한 닮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던게 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메인 악역으로 나오는 박처원 처장을 연기한 김윤석은 정말 그 인물을 본적이 없어도 저런사람이겠구나 하고 느껴질만큼 속이 꽉 찬 연기와 소름끼치는 악역의 모습으로 굉장히 깊은 인상을 영화 내내 주었습니다. 이번 영화에는 정말 많은 배우들이 출현합니다. 이름 날리는 배우들이 10분밖에 나오지 못하는 조연에도 속속들이 들어가 있으며 모두 훌륭한 연기를 뽐냅니다. 하지만 저는 이부분에서 약간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너무 많은 배우들이 각자 자기만의 호연을 펼치느라 2시간 반 정도 되는 영화에 너무 많은 내용이 들어간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핵심인물이 있고 주변에서 그 핵심인물은 받쳐주며 빈 느낌을 채우는게 조연인데, 조연으로 주연급들이 들어가 활약을 펼치느 100짜리 그릇에 150정도의 내용을 눌러담은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약간의 부담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물론 연기나 내용면에서는 흠잡을 면이 없을정도로 훌륭합니다. 다만 영화적인 구성이나 플롯등에 있어서는 저는 그렇게 많은 점수는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1987의 또 한가지의 아쉬운점은 많은 인물들을 활용해 타임라인을 따라가는 서사 전개방식을 사용한 것인데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저로써는 조금 별로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데는 흐름이 필요합니다. 긴장하는 타이밍이 있으면 쉬어가는 타이밍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여 자기들도 같이 따라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1987은 다릅니다. 한명의 주연을 두고 그의 행적을 따라가는 방식의 서사보다는 여러 인물을 활용한 쉼 없는 이야기의 구성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내내에서는 쉴 만한 여유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배우 김태리가 나오는 부분이 조금 쉴만한 부분이 될 수 있으나 이미 관객들은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 탓에 새로운 정보를 소화시키고 이해하는것에 그 여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 자기들이 직접 겪었던 세대가 아니면 새로이 알게되는 그 내용을 따라가는것만 해도 벅차다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대강 보면 되겠죠, 그런게 뭐가 중요합니까,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그러한 지식을 편하게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거리에 가다가 청자켓 입은 학생들이 사람잡는걸 보고 그 시대 사람들은 아 백골단이구나 하겠지만 젊은 세대의 사람들은 저사람들은 뭔데 검열을 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만 합니다.


1987은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좋은 소재, 휼륭한 배우들, 멋진 열연, 잘 고증해낸 영상미. 제가 아쉬운 말을 길게 쓴 이유는 그 부분만 어떻게 잘 다듬어졌으면 정말 천만도 가볍게 뛰어넘을것 같다라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라고 물으시면 대답을 잘 못하겠습니다. 너무나도 좋은것들이 많아서 단지 정해진 시간안에 넣기가 힘들 뿐이기 때문이죠.


아쉬운건 어쩔 수 없지만 저는 꼭 1987이 천만영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접해서, 사람들 가슴속에 민주의 불꽃이 가득 찬 오늘날처럼 그 시절, 1980년대의 우리국민들에게도, 가슴속에 자기만의 민주주의를 불태우고 있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희생없이는 얻는것도 없다고,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평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사수해 냈는지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영화를 사랑하는 셀럽이였습니다.